창원의 작은 창고에서 시작해 2년 만에 3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 마임하임의 사례는 친환경 소재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성을 증명한다. 그러나 이어진 2년간의 경영권 분쟁은 압축 성장의 이면에 숨겨진 동업 리스크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창업자들은 스케일업에 앞서 지분 구조와 법적 안전장치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창고에서 공장으로: 친환경 소재 시장의 폭발력
스물넷의 나이에 미국 유학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장태수 대표의 마임하임(Maimhaim)은 창원의 작은 창고에서 시작해 단 2년 만에 매출 300억 원을 달성했다. 이러한 초고속 성장의 배경에는 글로벌 친환경 도료 및 코팅제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있다. 2025년 기준 1,700억 달러 규모인 이 시장은 탄소 배출 규제와 지속가능성 트렌드에 힘입어 2030년 2,200억 달러(연평균 5.2% 성장)로 팽창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 시장은 2023년 그린뉴딜 정책으로 공공 프로젝트의 30%에 친환경 소재 사용이 의무화되면서 연평균 8.1%의 고성장을 기록 중이다. 기존 석유화학 기반 원료의 매출 총이익률이 25% 수준인 반면, 친환경 바이오 소재는 40–50%에 달하는 고마진 구조를 갖추고 있다. 마임하임은 창원 국가산업단지의 저렴한 인프라(1,000㎡당 연 500만 원 수준)를 활용해 초기 자본의 한계를 극복하고 빠르게 양산 체제를 구축하며 시장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초고속 성장의 숨겨진 덫: 동업자와의 경영권 분쟁
그러나 회사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마임하임은 치명적인 암초를 만났다. 파트너와의 갈등이 경영권 분쟁으로 번지며 무려 2년이라는 금쪽같은 시간을 소송에 허비한 것이다. 이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 스타트업의 60%가 창업 3년 차 이내에 공동 창업자의 이탈이나 분쟁을 겪으며, 특히 화학·제조 딥테크 분야에서는 70%의 기업이 파트너십 갈등을 최대 리스크로 꼽는다.
초기 창고 시절에는 생존이라는 공동의 목표로 뭉치지만, 매출이 수백억 단위로 뛰고 이익이 가시화되면 기여도에 대한 평가와 회사의 방향성을 두고 이견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시스템과 거버넌스가 성장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때, 창업자는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통제권을 잃을 위험에 처하게 된다.
스케일업을 위한 전략적 해자 구축
이러한 리스크를 방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명확한 전략적 해자가 필요하다. 첫째, 기술적 진입장벽이다. 식물성 수지나 나노셀룰로오스 첨가제와 같은 바이오 원료는 R&D 난이도가 높다. 스케일업 이전에 핵심 배합 기술에 대한 특허를 선점하여 파트너나 경쟁사의 기술 탈취를 막아야 한다. 둘째, 안정적인 B2B 파트너십이다. KCC(국내 점유율 25%)나 LG화학 같은 대형 기업과의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매출 변동성을 줄이고, 단일 파트너에 대한 의존도를 분산시켜야 한다.
창업자를 위한 액션 아이템
마임하임의 사례는 ‘무엇을 파느냐’만큼 ‘어떻게 회사를 소유하고 운영하느냐’가 중요함을 시사한다. 창업자는 다음 세 가지를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
- 베스팅(Vesting) 조항 도입: 공동 창업자 간 지분 배분 시 4년 이상의 베스팅(일정 기간 재직 시 지분 권리 부여) 및 1년 클리프(Cliff) 조항을 주주간계약서에 명시하여 중간 이탈로 인한 지분 희석을 방지하라.
- 초기 지분 구조의 단순화: 의사결정의 교착 상태(Deadlock)를 막기 위해 대표이사가 50% 이상의 확실한 지배력을 확보하거나, 명확한 의결권 위임 구조를 설계하라.
- 정부 지원금과 IP 보호의 연계: 연간 1조 원 규모로 조성되는 친환경 소재 관련 정부 R&D 지원금을 적극 활용하되, 개발된 기술의 소유권이 반드시 법인에 귀속되도록 지식재산권 관리 규정을 철저히 정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