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경주화백컨벤션뷰로의 MOU는 2026년 로컬브랜드페어와 창업 페스티벌을 공동 개최하며 IR·투자매칭·AX포럼 중심의 실전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2024년 기준 지역 투자 비중이 21%에 불과하고 정부가 2027년 30% 목표를 세운 상황에서, 18개 CCEI가 누적 1만4000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8.2조 원 투자를 유치한 흐름 속에서 이 행사는 의미가 크다. 창업자에게 서울보다 30–40% 낮은 밸류에이션, 최대 1억 원 규모 R&D 지원금, AI×산업 융합 기회를 제공하며 투자 전환율 9.8%를 기록한 실질적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탈서울화 시대, 왜 지금 경북·경주인가
2023년 한국 벤처투자 총액은 4.7조 원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으나, 2024년 상반기 시드·초기 딜은 12% 반등했다. 그러나 여전히 비수도권 투자 비중은 21%에 머물고 있다. 정부의 ‘지방시대’ 정책과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CCEI)는 이 격차를 좁히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2014년 이후 1만4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8.2조 원의 후속 투자를 이끌어냈다. 경북센터는 2024년 한 해에만 187개 팀을 지원해 870억 원의 투자 연계를 기록했다. 부산 센터가 주최한 2024 스타트업 페스티벌에서는 현장 투자 MOU만 410억 원에 달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경북 CCEI와 경주화백컨벤션뷰로의 MOU는 단순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 생태계 인프라 구축의 신호탄이다. 2026년 로컬브랜드페어와 창업 페스티벌을 결합해 전시·네트워킹·투자 매칭을 한 번에 해결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도입한다. 글로벌 전시·이벤트 시장이 2024년 1.1조 달러 규모로 회복하고 2028년까지 8.4% CAGR을 기록하는 가운데, 한국 MICE 산업은 연 25–28조 원 경제 효과를 창출한다. 경주라는 유네스코 유산 도시의 브랜드를 활용하면 단순 피칭을 넘어 실질적인 B2B와 투자 유치가 가능해진다.
AX 포럼과 문화유산 테크의 만남
MOU의 핵심 키워드인 AX(AI×Industry) 포럼은 정부가 2027년까지 AI 반도체·응용 시장을 50조 원 규모로 키우려는 전략과 맞물린다. 경주는 전통 공예, 관광, 제조업 기반이 탄탄해 AI를 접목하기 좋은 토양이다. 예를 들어 AI 기반 문화재 AR 가이드, 생성 AI를 활용한 한지·도자기 디자인, 지역 제조업체를 위한 예측 유지보수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경북 기반 LiB Tech는 2차전지 진단 기술로 2024년 350억 원 시리즈B를 유치했는데, CCEI의 따뜻한 연결이 결정적이었다.
지역 브랜드 분야는 연 11% 성장 중이며 정부는 2027년까지 10조 원 수출을 목표로 한다. 창업자로서 단순 소비재 브랜드가 아닌 B2B 딥테크를 ‘로컬 브랜드’로 포장하면 국내 대기업(Lotte, CJ)과 해외 바이어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다. 서울 평균 프리머니 밸류에이션 대비 30–40% 낮은 지역 행사에서는 희석 부담이 적고, 투자자 품질은 2022년 이후 크게 개선됐다.
경쟁 구도와 실제 성과 데이터
서울 중심 ComeUp Festival 2024는 4만5000명 방문과 380명 투자자를 끌었지만, 지역 행사는 더 집중적 매칭에 강점이 있다. CCEI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잘 설계된 하이브리드 행사의 투자 논의 전환율은 9.8%로, 일반 데모데이(3% 미만) 대비 2–3배 높다. With Innovation은 이벤트 테크 플랫폼으로 2024년 120억 원 시리즈B를 유치했고, The Ventures는 비수도권 전용 800억 원 펀드를 결성했다. SparkLabs, Primer Sazze, Kakao Ventures 등도 지역 행사에 스카우트를 파견 중이다.
국제적으로는 미국 SXSW(오스틴), 일본 J-Startup 지역 프로그램, 유럽의 바르셀로나 22@ 등과 유사한 흐름이다. 한국 모델의 장점은 정부 예산의 안정적 공급이지만, 관료주의와 ‘성과 내기’ 문화가 단점으로 지적된다. 창업자는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창업자가 지금 당장 실행할 5가지 액션
첫째, 2025년 안에 경북 CCEI 담당자와 관계를 맺어라. 기획위원회를 통해 조기 참여하면 프리미엄 피치 슬롯과 150–200명 규모 투자자 풀에 먼저 접근할 수 있다. 둘째, 경북 법인 설립이나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해 최대 1억 원 R&D 지원금, 2년 무상 사무공간, 마케팅 예산을 확보하라. 셋째, ‘지역 문제 → 글로벌 확장’ 서사를 가진 IR 자료를 한국어·영어로 준비하라. AX 트랙을 노리면 미디어와 투자자 주목도가 배가된다. 넷째, 이 행사를 펀드레이징의 최종 목표가 아닌 중간 이정표로 활용하라. PR, 네트워킹, 검증의 장으로 삼고 이후 서울 라운드로 이어가야 한다. 다섯째, 순수 SaaS가 아닌 문화·관광·제조와 결합한 로컬 앵글을 강조하라. 순수 소프트웨어는 핏이 약할 수 있다.
결국 이번 MOU는 경주를 반복 가능한 중형 스타트업 이벤트 허브로 키우려는 의지다. 유산·2차전지·로봇·관광이라는 지역 강점과 진정성 있게 연결되는 창업자라면 2025–2026년이 실질적 기회의 창구다. 경쟁이 덜하고 정부 자원이 풍부한 환경에서 제대로 준비한다면 서울 중심 생태계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지금 관계를 쌓고 서사를 다듬는 창업자가 결국 승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