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엔터
다 깬 게임을 되팔아 다음 게임을 사던 고리가 끊긴다
게시일: 2026-08-06
해결할 문제
디스크 시절 게임값에는 되팔아 회수할 몫이 숨어 있었는데, 디지털 라이선스에는 그 회수분이 없어 같은 가격표가 실질적으로 더 비싸진다.
왜 지금인가
소니가 2028년 1월 디스크 생산을 끝내며 72억 달러 중고 시장이 소멸 경로에 들어섰고, 2차 거래 수익이 0이던 퍼블리셔에게 처음으로 재판매를 직접 열 유인이 생겼다.
추천 인재
라이선스 권한 이전과 결제 정산을 둘 다 다뤄봤고, 중고차 잔가표처럼 가격을 데이터로 매겨 본 사람
다 깬 게임을 되팔아 다음 게임을 사던 고리가 끊겼다
디스크로 산 게임에는 값이 두 번 매겨졌다. 살 때 한 번, 되팔 때 한 번이다. 웨드부시의 마이클 패처는 역사적으로 최소 3분의 1의 게임이 중고로 팔렸고, 그렇게 넘긴 게임이 다음 게임을 살 현금이 됐다고 말한다(TheGamer). 신품 가격표에는 나중에 회수할 몫이 처음부터 섞여 있었다는 뜻이다. 되팔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할인이었다.
디지털로 넘어오면 그 회수분이 없다. 7만 원을 내고 40시간을 들여 다 깨도 계정에 남는 건 실행 권한 하나다. 가격표는 그대로인데 소비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값은 올라간다. 그 차액을 메우는 장치가 지금 어디에도 없다.
규모부터 보면 사라지는 쪽이 작지 않다. 데이터인텔로 추산으로 중고 게임·콘솔·주변기기를 포함한 중고 플랫폼 시장은 2025년 72억 달러였고 2034년 138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봤다. 다만 그 전망은 물리 매체가 계속 나온다는 가정 위에 있었다. 소니가 2028년 1월부터 신작 디스크 생산을 끝내기로 하면서 가정이 깨졌다. 모닝스타의 이토 카즈노리는 새 플레이스테이션 타이틀이 유통되지 않으면 오프라인 매장이 계속 줄다가 결국 사라진다고 봤고, 패처는 한 줄로 말했다. 오프라인 게임 소매는 끝났다고(IGN, CNBC).
여기서 잘 안 보이는 사실이 하나 있다. 퍼블리셔는 이 72억 달러에서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 중고 거래는 소매점과 소비자 사이에서 끝났고, 그래서 업계는 오랫동안 중고를 적으로 취급했다. 그 시장이 통째로 사라지면 퍼블리셔가 얻는 건 신품 판매 몇 장이 아니다. 잔존가치가 0이 된 만큼 이용자의 실질 부담이 올라가고, 그건 구매 빈도로 돌아온다.
법으로 여는 길은 방금 닫혔다
법으로 여는 길은 방금 닫혔다. 유럽사법재판소는 2012년 유즈드소프트 판결에서 다운로드된 소프트웨어의 중고 재판매를 인정했고, 2019년 9월 파리 1심 법원은 이 소진 원칙이 다운로드 게임에도 적용된다며 밸브가 이용자의 재판매를 막을 수 없다고 봤다. 그런데 2023년 파리 항소법원이 이를 뒤집었다. 게임은 프로그램과 그래픽·사운드가 합쳐진 하나의 저작물이라 소프트웨어 지침이 아니라 일반 저작권 지침의 보호를 받고, 그 지침은 무형 복제물의 권리 소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Osborne Clarke).
권리로 밀어붙이는 재판매는 이걸로 끝났다. 남은 길은 퍼블리셔가 스스로 여는 것뿐이다. 그리고 반대할 이유가 이번에 처음으로 없어졌다. 물리 중고에서 퍼블리셔의 2차 거래 수익은 정확히 0이었지만, 디지털 라이선스의 반납과 재판매는 자기 스토어 안에서 일어난다. 거래마다 수수료를 가져갈 수 있고, 누가 언제 무엇을 되팔았는지도 남는다. 20년간 막아 온 것이 20년 만에 매출 항목이 된다.
시점도 유리하다. 2028년 1월이라는 날짜가 이미 박혀 있어서 준비할 시간이 있고, 그 전까지는 디스크와 디지털이 함께 팔린다. 물리 중고의 실제 반납가와 재판매율을 관찰해 디지털 잔가 모델의 첫 계수로 쓸 수 있는 마지막 구간이다.
flowchart LR
A[이용자 라이선스 반납] --> B[잔가 산정 엔진<br/>경과 기간·할인 이력]
B --> C[스토어 크레딧 즉시 지급]
A --> D[재판매 사본<br/>할인가 판매]
D --> E[정산 분배<br/>퍼블리셔·스토어·원구매자]
C --> F[신작 구매로 재유입]
퍼블리셔 한 곳, 스토어 한 곳으로 좁게 연다
퍼블리셔 한 곳, 스토어 한 곳으로 좁게 연다. 제품은 세 조각이다.
첫 조각은 정산 레일이다. 이용자가 라이선스를 반납하면 스토어 크레딧을 바로 지급하고, 그 라이선스는 할인된 재판매 사본으로 다시 걸린다. 대금은 퍼블리셔와 스토어, 원구매자 사이에 미리 정한 비율로 나눈다.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지점은 하나다. 원래 계정에서 권한이 회수되는 것과 새 계정에 권한이 붙는 것이 반드시 한 트랜잭션 안에서 끝나야 한다. 중간 상태가 존재하면 그 자리가 곧 사기 경로가 된다.
가격 산정이 그다음이다. 중고차에는 잔가표가 있는데 게임에는 없다. 출시 후 경과 기간, 클리어율, 역대 할인 이력, 동시접속 추이를 넣어 반납가를 뽑는 모델이 이 사업의 실제 방어선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감가 곡선으로 시작하고, 반납과 재판매 데이터가 쌓이는 대로 보정한다. 이 데이터를 가진 곳이 나중에 가격 기준이 된다.
마지막 조각은 그 위에 얹는 금융 상품이다. 잔존가치가 숫자로 서면 상품이 선다. 반납을 전제로 신작을 먼저 싸게 사는 구매 방식, 예상 반납가만큼 결제 시점에 미리 깎아 주는 선할인 같은 것들이다. 중고차 리스가 잔가를 깔고 서는 구조를 그대로 가져오면 된다.
MVP는 크지 않다. 퍼블리셔 한 곳과 인디 타이틀 몇 개로 반납에서 재판매까지 한 바퀴만 돌려 보면 된다. 봐야 할 숫자는 두 개다. 반납된 라이선스가 실제로 재판매되는 비율, 그리고 크레딧을 받은 이용자가 그 크레딧으로 신작을 사는 비율. 두 번째 숫자가 패처가 말한 그 순환이 디지털에서도 도는지를 알려 준다.
위험은 자기잠식 쪽이다. 재판매 사본이 신품을 갉아먹기 시작하면 퍼블리셔가 손을 뗀다. 그래서 재판매 물량 상한, 출시 후 최소 경과 기간, 재판매 사본에 붙는 제한 같은 조절 손잡이가 필요하고, 그 손잡이는 처음부터 퍼블리셔에게 넘겨줘야 한다. 계약의 핵심도 거기 있다.
법원 판결보다 퍼블리셔 한 곳의 서명이 먼저 온다. 2028년 1월까지 남은 기간이 그 서명을 받아 볼 수 있는 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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