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XO
언어 설정

Language

AI·기술

경쟁자 값이 100분의 1인데 앤트로픽은 왜 정가를 안 내렸나

게시일: 2026-08-11

AI가격경쟁프리미엄가격앤트로픽딥시크토큰단가

100분의 1이라는 숫자

지디넷코리아가 8월 4일 실은 비교 하나가 지금 시장의 온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복잡한 실무를 한 건 처리하는 데 딥시크 V4 플래시는 0.03달러, 앤트로픽 클로드 페이블5는 3.15달러가 들었다. 100분의 1 이하다(ZDNet Korea). 여덟 주 사이에 알리바바 큐원3.8맥스, 문샷AI 키미 K3, 지푸AI GLM-5.2, 딥시크 V4 플래시가 잇달아 나온 결과다.

기업이 실제로 무는 값도 같이 내려갔다. 실리콘데이터가 집계하고 제프리스가 인용한 지수에서 100만 토큰당 비용은 5월 31일 2.04달러, 7월 말 1.45달러, 8월 6일부터 8일 사이 1.16~1.18달러였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값이다(SCMP).

미국 두 곳의 대응은 갈렸다. 오픈AI는 정가를 건드렸다. GPT-5.6 계열 요금을 최대 80% 내렸다(SCMP). 앤트로픽은 정가를 그대로 뒀다.

앤트로픽이 그은 방어선

7월에 나온 오퍼스5의 값은 입력 100만 토큰당 5달러, 출력 100만 토큰당 25달러다. 직전 모델 오퍼스4.8과 한 푼도 다르지 않다(ZDNet Korea). 대신 회사가 앞세운 건 작업당 비용이다. 최상위 모델 페이블5와 비교해 절반 수준의 비용으로 비슷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낸다는 것.

같은 일을 끝내는 데 쓰는 토큰이 줄면 고객 청구서는 내려간다. 단가표는 그대로다. 실질 인하와 정가 인하를 떼어 놓은 셈이고, 둘 중 되돌리기 쉬운 쪽은 앞의 것이다. 정가는 한 번 내리면 다시 올릴 때 고객 전원에게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작업당 비용은 다음 모델을 내면서 조용히 다시 잡을 수 있다.

숫자로 보면 왜 이 순서를 골랐는지가 더 분명해진다. 앤트로픽은 5월 시리즈H를 마무리하며 5월 중순 기준 런레이트 매출 470억 달러, 투자 후 기업가치 9,650억 달러를 공개했다(Anthropic). 정가를 10% 내리면 그 런레이트에서 47억 달러가 곧바로 깎인다. 물량이 그만큼 늘면 메워지지만,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JP모건이 투자자 면담을 조율하고 이르면 10월 상장을 목표로 한다는 보도가 나온 시점에(ZDNet Korea) 걸기 좋은 판돈은 아니다.

값을 깎던 쪽이 먼저 올렸다

8월 6일 딥시크는 API 이용자에게 전체 요금을 곧 올리겠다고 공지했다. “상당한 인상”이 예상되니 사용 계획을 그에 맞춰 잡으라는 내용이었다(SCMP).

지푸AI도 같은 쪽으로 움직였다. 2월 GLM-5는 입력 100만 토큰당 1달러, 출력 3.20달러였는데 GLM-5.2는 입력 1.40달러, 출력 4.40달러다(ZDNet Korea). 버전이 올라가면서 값도 같이 올랐다.

쏠린 수요는 서버를 먼저 축낸다. 딥시크의 오픈라우터 처리 토큰 점유율은 8월 10일 기준 27%로 구글의 25%를 넘어섰다(ZDNet Korea). 점유율을 가져간 값으로 용량 문제를 먼저 받은 셈이다. 초저가 공급자에게 워크로드를 통째로 옮겨 둔 팀은 이 인상 통보를 협상이 아니라 통보로 받는다.

내 가격표에 옮겨 적을 것

정가와 작업당 비용을 다른 칸에 적어 두자. 경쟁사가 반값을 부를 때 깎을 수 있는 건 뒤쪽이다. 같은 결과를 더 적게 써서 낸다는 답이 정가 인하보다 회수하기 쉽다.

공급자를 두 개 이상 붙여 두는 값도 다시 계산해 보자. 라우팅 코드를 한 벌 더 쓰는 비용과, 인상 통보를 받은 날 하루 만에 옮길 수 없는 비용 중 어느 쪽이 큰지는 딥시크 공지가 이미 견적을 내줬다.

계약서에서는 가격 변경 통지 기간을 찾아 읽자. 며칠 전에 알려주는지, 인상 시점에 기존 단가로 쓸 수 있는 유예가 있는지. 저가 API를 쓸 때 이 두 줄이 실제 단가보다 중요해지는 구간에 지금 들어와 있다.

앤트로픽이 상장 서류를 내면 매출총이익률이 한 줄 적힌다. 정가를 지킨 값이 그 줄에 얼마로 찍히는지가, 저가 공세에 정가로 맞선 선택의 채점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