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M&A
유니트리 청약 5,526배를 로봇 수요로 읽으면 틀린다
게시일: 2026-08-11
무슨 일이 있었나
항저우의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 유니트리(위수커지)가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 공모가를 주당 150.8위안으로 확정하고 4,040만 주를 팔아 약 61억 위안, 9억 4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여기에 개인 청약 계좌 978만 4,646개가 붙어 유효 청약 물량 536억 주를 냈다(Investing.com).
숫자가 두 개로 보도된 건 배정 규정 때문이다. 온라인 배정 물량을 기준으로 한 최초 청약배수는 8,288.82배였고, 100배를 넘으면 오프라인 물량을 온라인으로 넘기는 클로백이 걸린다. 320만 주가 넘어와 온라인 최종 물량이 970만 주가 되면서 개인 청약 배수는 5,526배로 정리됐다. 당첨률 0.018%, 1로트 500주 기준으로 약 5,500번에 한 번이다(SCMP).
비교 대상이 바로 옆에 있다. 7월 CXMT 공모에는 940만 계좌가 몰렸는데 당첨률은 0.47%였다(SCMP). 줄 선 사람 수는 비슷한데 확률은 26배 차이가 났다. 개인 수요가 유별났다기보다 팔 물건이 적었다는 쪽이 설명에 가깝다.
가격표도 같이 공개됐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610억 위안, 한화로 약 12조 8,000억 원이다. 2025년 순이익 기준 219배, 매출 기준 36배가 매겨졌다(Reuters). 회사의 2024년 매출은 3억 9,300만 위안, 2025년 매출은 17억 위안, 2025년 순이익은 2억 7,800만 위안이고 매출총이익률은 60%를 넘는다(헤럴드경제). 기업가치는 지난해 6월 약 127억 위안에서 1년여 만에 다섯 배 가까이 뛰었다(한국경제). 데뷔는 8월 중으로 예상된다.
창업자에게 의미하는 것
이 청약 배수를 시장 규모의 대리 지표로 쓰면 안 된다. 스마트애널리틱스글로벌 집계로 올 상반기 전 세계 휴머노이드 출하량은 1만 9,100대다. 작년 같은 기간 5,100대의 세 배가 넘지만, 절대 수량으로는 반년 동안 2만 대가 안 팔린 시장이다. 상하이 즈위안이 8,400대로 44%를 가져갔고 유니트리가 5,900대다. 중국 업체가 전 세계 출하의 97%를 차지한다(Taipei Times).
청약 5,526배가 가리키는 건 로봇 수요 곡선이 아니라 배정 물량 곡선이다. 커촹반 최초의 휴머노이드 상장이라는 희소성에 개인 자금이 몰렸고, 클로백으로 물량을 늘려도 당첨률은 0.018%에 머물렀다. 로이터가 인용한 상하이 줘주투자의 왕줘는 “IPO 가격이 비싸고 투자 위험이 이미 상당히 높다. 폭넓은 응용은 아직 멀었다”고 했고, 샹차이증권은 유니트리가 이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려면 빠른 성장을 계속 보여야 한다고 짚었다(Reuters).
한국 로봇 팀에게는 이게 남 얘기가 아니다. 유니트리가 국내 상장사 대비 27배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공모가를 확정하자 8월 7일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삼현이 45%, 로보티즈와 하이젠알앤엠이 1~2% 밀렸다(한국경제). 출하량 최상위권 업체의 배수가 공개 시장에 박히면, 다음 투자 라운드에서 심사역이 꺼내는 비교 대상이 바뀐다. 국내 밸류에이션을 방어하려면 배수가 아니라 매출 구성과 도입처로 답해야 한다.
시장의 성격도 반년 사이 옮겨 갔다. 상반기 출하의 70% 이상이 산업·상업용으로, 1년 전 약 50%에서 올라갔다(Taipei Times). 전시장 데모가 아니라 현장 도입이 숫자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같은 조사는 올해 전체 출하를 약 6만 대, 2030년을 50만 대로 본다. 완제품 경쟁에 뛰어들 자리는 좁지만, 설치와 안전 인증, 원격 관제, 작업 데이터 쪽은 6만 대가 50만 대가 되는 동안 계속 비어 있다.
지정학도 표에 넣어야 한다. 미국은 7월 중국산 휴머노이드 수입을 막았고, 유니트리도 미국 판매 제한을 위험 요인으로 적었다(Taipei Times·Reuters). 중국 밖 공급자를 찾는 수요가 생기는 구간이다.
지금 취할 수 있는 행동
로봇을 만드는 팀이라면 유니트리 배수를 IR 자료에 먼저 적어 두자. PER 219배, PSR 36배, 매출총이익률 60% 이상. 이 세 줄과 내 숫자를 나란히 놓고 어디가 다른지 설명할 준비가 다음 미팅에서 필요해진다.
하드웨어 완제품이 아니라면 상반기 출하 구성이 더 유용한 지표다. 산업·상업용 70%는 구매 주체가 컨슈머가 아니라 공장과 물류 현장이라는 뜻이고, 그쪽은 로봇 자체보다 안전·유지보수·데이터 계약에 돈을 쓴다.
매출총이익률 60%대는 완제품 위쪽 마진이 아직 얇지 않다는 신호다. 부품이나 모듈을 파는 팀이라면 이 숫자를 단가 협상의 근거로 쓸 수 있다.
유니트리는 이달 안에 거래를 시작한다. 첫날 종가보다 먼저 적어 둘 숫자는 그 밑에 깔린 2025년 순이익 2억 7,800만 위안이다. 219배는 그 위에 얹힌 값이다.
참고 자료
- Unitree IPO frenzy leaves Chinese retail investors with 1-in-5,500 odds · South China Morning Post
- Unitree Robotics IPO sees 5,526 times retail oversubscription · Investing.com
- Unitree's Shanghai IPO more than 8,000 times oversubscribed by retail investors · Reuters (KFGO 전재)
- China humanoid robot makers hold 97% of shipments in H1, report says · Taipei Times
- '글로벌 로봇 1위' 유니트리 IPO 임박… 상장 후 시총 12조 · 헤럴드경제
- 세계 휴머노이드 1위 기업 IPO에 국내 로봇주 주가가 출렁인 까닭은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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