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엔터
넷플릭스가 배상하겠다고 한 금액은 800달러였다
게시일: 2026-08-08
800달러와 1억 500만 달러
제작자 사이먼 아프람과 그의 회사 옵포티튜드가 7월 30일 넷플릭스를 캘리포니아 중부연방지방법원에 제소했다. 작품은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한 2차 세계대전 배경 스릴러 ‘포티튜드’다. 소장에 따르면 제작진은 6월 15일 이 영화의 마스터 사본을 하드디스크에 담아 넷플릭스 측에 직접 전달했다. 내부 시사와 배급 검토를 위한 전달이었다.
그 드라이브는 넷플릭스 로스앤젤레스 사무실 책상에서 사라졌다. 넷플릭스 직원이 “책상에서 드라이브가 여러 개 없어졌다”고 전했다는 것이 소장에 인용된 표현이다. 제작진 주장으로는 통보까지 아흐레가 걸렸고, 넷플릭스가 제시한 보전은 드라이브 교체 비용 약 800달러였다. 제작비 4500만 달러를 들인 영화의 유일한 마스터가 담긴 매체였다. 청구액은 1억 500만 달러, 청구원인은 계약 위반과 과실이다.
여기까지는 전부 원고 측 주장이고 법원 판단은 나오지 않았다. 넷플릭스가 어떤 답변서를 낼지, 전달 당시 어떤 조건이 걸려 있었는지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마스터가 암호화되지 않은 채 움직였다
보도된 사실 중 창업자가 곧장 자기 일로 읽어야 하는 대목은 청구액이 아니라 그 앞이다. 전달된 사본은 암호화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보도됐다. 미공개 영화의 완성본이, 잠금 없이, 물리 매체에 담겨, 남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제작진이 손해를 주장하는 근거도 유출 자체가 아니라 그 가능성이다. 온라인에 언제든 풀릴 수 있는 작품을 배급사가 사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유출이 확인되지 않아도 자산 가치가 깎인다는 주장인데, 이건 미디어에만 있는 성질이 아니다. 아직 공개하지 않은 모델 가중치, 고객사에 넘긴 소스 스냅샷, 실사 과정에서 건넨 원본 데이터셋도 똑같이 “돌아다닐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값이 떨어진다.
계약서가 값을 매긴 대상
800달러라는 숫자가 나온 자리를 보자. 그 값은 콘텐츠가 아니라 매체를 계산한 값이다. 드라이브 한 개의 시장가다.
받는 쪽이 그 숫자를 꺼낼 수 있었다는 건, 두 회사 사이에 오간 문서에 “무엇을 맡았는가”가 자산 단위로 적혀 있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명시가 없으면 분실 시 배상은 물건값에서 출발하고, 그 위를 다투려면 원고가 손해를 따로 입증해야 한다. 지금 1억 500만 달러가 소송의 형태로 등장한 이유가 그것이다. 계약서에 미리 적혀 있었으면 소송이 아니라 청구서로 끝났을 문제다.
스타트업이 이 구조에 들어가는 순간은 생각보다 자주 온다. 대기업 PoC에 학습 데이터를 넘길 때, 인수 실사에서 코드 전체를 데이터룸에 올릴 때, 외주 스튜디오에 원본 에셋을 보낼 때다. 상대가 클수록 상대의 표준 계약서를 쓰게 되고, 그 문서는 대개 받는 쪽의 배상 한도를 낮게 잡아 둔다.
넘기기 전에 정할 세 가지
첫째, 전달 대상이 무엇인지 자산 단위로 적는다. “하드디스크 1개”가 아니라 “미공개 완성본 마스터 1식, 제작 원가 X”처럼 값이 붙은 표현으로 쓴다. 분쟁이 나면 이 한 줄이 배상 논의의 출발점을 바꾼다.
둘째, 암호화와 보관 조건을 전달 조건에 넣는다. 암호화 여부, 열람 가능한 사람의 범위, 반환 또는 파기 기한, 사고 발생 시 통보 시한을 적는다. 아흐레가 문제로 지적된 건 통보 시한이 없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셋째, 물리 매체를 기본값으로 두지 않는다. 열람 로그가 남고 권한을 회수할 수 있는 경로로 넘기면, 사라졌을 때 최소한 언제 누가 봤는지가 남는다. 책상 위의 드라이브에는 그 기록이 없다.
법원이 실제로 판단해야 할 지점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유출이 확인되지 않은 미공개 작품의 값을 어떻게 계산할 것인가. 제작비 4500만 달러가 기준인지, 예상 배급 수익이 기준인지, 아니면 넷플릭스가 말한 대로 드라이브 값인지. 이 계산법이 어디로 정리되든, 같은 물건을 남에게 넘기는 모든 계약서가 그 숫자를 참고하게 된다.
참고 자료
- Netflix sued for $105 million after unreleased Nicolas Cage movie was stolen from a desk · NBC News
- Netflix Hit With $105 Million Lawsuit After Losing Master Copy Of Unreleased Nicolas Cage Movie · Kotaku
- Netflix sued for $105M after unreleased Nicolas Cage film stolen from streamer's headquarters · syracu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