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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역대 최대 매출의 역설, 신작이 아니라 구작이 돈을 벌었다

게시일: 2026-07-13

스팀PC게임플랫폼경제가격전략백카탈로그

무슨 일이 있었나

게임 시장조사 업체 알리네아 애널리틱스의 애널리스트 리스 엘리엇이 낸 추정에 따르면, 스팀은 2026년 상반기에만 총매출 111억 달러를 올렸다.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전년 상반기보다 14.5% 늘었고, 연말 특수가 낀 2025년 하반기보다도 8% 많다. 6개월 만에 2020년 연간 매출 전체를 넘어섰고, 팬데믹 정점이던 2021년 연간치(약 114억 달러)에 거의 닿았다. 보고서 공개 시점 기준 올해 누적 추정치는 이미 116억 달러다.

정점을 끌어올린 건 70달러짜리 프리미엄 신작들이다. 포르자 호라이즌 6이 약 1억 9,770만 달러(350만 장), 레지던트 이블 레퀴엠이 약 1억 9,450만 달러(340만 장),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이 1억 9,000만 달러 이상을 스팀에서만 벌었다. 얼리 액세스인 슬레이 더 스파이어 2가 1억 4,170만 달러(710만 장), 서브노티카 2가 1억 3,360만 달러로 뒤를 잇는다.

역설은 여기부터다. 이렇게 큰 신작들이 터졌는데도 2026년 출시작이 상반기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21%에 그쳤다. 2024년 상반기 29%, 2025년 27%에서 계속 줄어드는 추세고, 신작 매출 자체도 전년보다 6% 감소했다. 매출의 79%는 출시된 지 1년이 넘은 구작, 이른바 백카탈로그에서 나왔다. 엘리엇은 성장 동력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이용자 급증, 신작 가격 인상, 바이럴 협동 게임, 대형 퍼블리셔들의 구작 할인·번들 전략, 그리고 자체 런처 실험을 접고 스팀으로 돌아온 서드파티들을 꼽았다. 같은 기간 엑스박스는 스튜디오 정리를 이어갔고 소니는 2028년 디스크 생산 종료를 발표했으니, 콘솔이 움츠러드는 사이 PC 개방 플랫폼 혼자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창업자에게 의미하는 것

스팀의 진짜 사업은 신작 흥행이 아니라 카탈로그의 복리다. 매년 나온 게임이 사라지지 않고 쌓이고, 할인과 번들로 몇 번이고 다시 팔린다. 출시 주간 순위에 모든 걸 거는 콘솔식 문법과 달리, 스팀에서는 잘 만든 제품 하나가 수년짜리 현금흐름 자산이 된다. 국내 게임사와 인디 팀이 여기서 읽어야 할 건 두 가지다. 첫째, 출시일은 매출 곡선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 업데이트, 할인 주기, 번들 편성, 지역별 가격 같은 출시 후 운영이 초기 마케팅만큼 매출을 좌우한다. 둘째, 가격이다. 시장 정점이 70달러로 올라섰는데도 판매가 꺾이지 않았다. 프리미엄 단일 패키지라는 모델이 모바일 부분유료화에 익숙한 한국 시장 바깥에서 여전히, 오히려 더 크게 작동한다는 증거다.

붉은사막의 성적은 그 증거를 한국 창업자 앞으로 배달한다. 모바일 가차가 아닌 70달러 프리미엄 패키지로, 펄어비스는 스팀 하나에서만 1억 9,000만 달러를 넘겼고 글로벌 톱3 신작에 한국 게임을 올렸다. 반면 플랫폼 집중의 이면도 봐야 한다. EA와 유비소프트 같은 대형 퍼블리셔들이 자체 런처로 수수료 30%를 아끼려다 결국 스팀으로 돌아왔다는 대목은, 유통 채널을 직접 소유하는 비용이 수수료보다 비쌀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트래픽과 결제와 커뮤니티가 이미 모여 있는 마켓플레이스의 중력은 그만큼 세다. 게임 밖 디지털 상품을 파는 창업자에게도 같은 질문이 적용된다. 내 제품은 팔린 뒤에도 계속 팔리는 카탈로그형인가, 출시 순간에만 반짝하는 이벤트형인가.

지금 취할 수 있는 행동

디지털 제품을 만들고 있다면 출시 후 12개월의 매출 운영 계획을 출시 전에 세워두자. 할인 주기, 번들 조합, 지역 가격, 협동·공유처럼 바이럴을 만드는 기능이 백카탈로그 매출의 재료다. 가격은 심리적 저항선보다 제품이 주는 가치에 맞춰라. 시장 정점이 올라간 지금은 저가로 시작해 올리는 것보다 제값에서 시작해 할인으로 내려오는 쪽이 운신의 폭이 넓다. 그리고 채널 전략은 이분법을 피하자. 마켓플레이스의 중력을 쓰되, 위시리스트·커뮤니티·이메일처럼 고객과 직접 닿는 선은 자기 손에 남겨두는 것이 30% 수수료 시대의 균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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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XON Young Programmers Cup 참가자 모집, ~2026.08.29. 구작이 돈을 버는 시장일수록 오래 살아남는 코드가 자산이 된다. 게임 개발을 꿈꾸는 주니어라면 실전 무대에서 첫 카탈로그를 시작해볼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