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커머스
투자자였던 마이리얼트립이 주식교환으로 크리에이트립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
게시일: 2026-09-12
요약
마이리얼트립이 9월 11일 이사회에서 외국인의 한국 여행을 다루는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인수는 주식교환 방식이고, 남은 절차를 거쳐 연내 자회사로 편입한다. 마이리얼트립은 2024년 크리에이트립에 전략적 투자를 했으며, 인수 금액과 주식 교환비율은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Mr. Latte 의 시각
나가는 여행 회사가 들어오는 여행 회사를 샀다는 구도보다 거래가 진행된 순서를 먼저 볼 만하다. 2024년 전략적 투자로 들어온 회사가 올해 지분 전량을 가져갔고, 주식교환이라 크리에이트립 주주는 마이리얼트립 주주로 바뀐다. 전략적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에게 그 투자자는 가장 가까운 인수 후보이고, 그때 받는 대가의 가치는 인수하는 회사의 가치에 묶인다.
이사회 발표에서 빠진 두 숫자
마이리얼트립은 9월 11일 이사회를 열어 크리에이트립 지분 인수 안건을 의결했다. 지분 전량을 인수하며, 방식은 주식교환이다. 남은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크리에이트립을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발표에서 빠진 숫자는 두 가지다. 인수 금액과 주식 교환비율이다. 크리에이트립 주주가 마이리얼트립 주식을 얼마나 받는지, 두 회사의 가치가 각각 얼마로 매겨졌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인수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두 서비스는 지금처럼 따로 운영된다.
두 회사가 처음 관계를 맺은 해는 2024년이다. 마이리얼트립은 그해 크리에이트립에 전략적 투자를 했고, 이번에 지분 전량을 확보해 협력 관계를 자회사 체제로 바꾼다.
주식교환이 넘어야 하는 상법의 문턱
주식교환은 상법이 정한 완전자회사 편입 방식이다. 상법 제360조의2에 따르면 주식교환을 하는 날 완전자회사가 되는 회사의 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완전모회사가 되는 회사로 넘어간다. 완전자회사 주주는 완전모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거나 자기주식을 넘겨받아 완전모회사의 주주가 된다. 이번 거래에서는 크리에이트립 주주가 마이리얼트립 주주가 된다.
기본 절차는 제360조의3에 규정돼 있다. 주식교환을 하려는 회사는 주식교환계약서를 작성하고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은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는 특별결의로 한다. 계약서에는 새로 발행하거나 넘겨주는 주식의 총수와 종류, 크리에이트립 주주 같은 완전자회사 주주에게 배정하는 방법을 적어야 한다. 대가의 전부나 일부를 금전 같은 다른 재산으로 지급할 때도 그 내용과 배정 방법을 계약서에 적는다.
주주총회를 이사회 승인으로 대신할 수 있는 방식은 각 회사에 하나씩 있다. 완전모회사가 되는 회사에는 소규모 주식교환이 있다(제360조의10). 주식교환으로 발행하는 신주와 이전하는 자기주식의 합이 그 회사 발행주식총수의 10%를 넘지 않으면 이사회 승인으로 주주총회를 갈음할 수 있다. 다만 완전자회사 주주에게 주는 금전이나 재산이 완전모회사 순자산의 5%를 넘으면 이 방식을 쓸 수 없다. 발행주식총수의 20%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공고나 통지 뒤 2주 안에 서면으로 반대해도 마찬가지다.
완전자회사가 되는 회사에는 간이주식교환이 있다(제360조의9). 총주주가 동의하거나 완전모회사가 될 회사가 이미 발행주식총수의 90% 이상을 갖고 있으면 이사회 승인으로 주주총회를 갈음한다. 주주총회를 거칠 때 반대 주주는 총회 전에 서면으로 반대 의사를 알린 뒤 결의일부터 20일 안에 회사에 주식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제360조의5). 마이리얼트립과 크리에이트립이 어느 경로를 택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해외여행 회사의 사업 목록에 방한 여행이 올라갔다
마이리얼트립은 2012년에 세워진 여행 플랫폼이다. 항공과 숙박, 투어와 액티비티를 판매하며 누적 가입자는 1,000만 명을 넘었다. 회사에 따르면 2025년 총거래액은 약 2조 3,000억 원이다. 지금까지 주력 사업은 한국인의 해외여행과 국내 여행이었다.
크리에이트립은 2016년에 세워졌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에게 여행 콘텐츠와 액티비티를 소개하고, 국내 업체와 제휴해 예약까지 연결해 왔다. 회사가 밝힌 월 이용자는 2026년 4월 기준 170만 명이다.
시장 상황을 보여 주는 숫자도 함께 볼 만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월 28일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1,071만 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는 여행자에게 필요한 것은 나가는 여행이든 국내 여행이든 들어오는 여행이든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크리에이트립이라는 이름은 남기겠다고 했다
크리에이트립 쪽 발표에서는 남는 것과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이 함께 보인다.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는 이번 인수를 지난 10년간 쌓은 인바운드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크게 성장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에이트립만의 브랜드 정체성과 서비스 경쟁력을 더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편입 뒤에도 앱을 따로 운영할지, 예약 상품과 제휴 업체를 어떻게 합칠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전략적 투자를 받는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이 사례에서 먼저 살펴볼 것은 첫 투자 계약서다. 투자자가 나중에 인수자로 나서면 투자 당시 정한 정보 제공 범위나 우선매수권 같은 조항이 인수 협상 테이블에 다시 오른다. 마이리얼트립이 2024년에 어떤 조건으로 투자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니, 이번 거래에서 그런 조항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교환비율과 배정 방식은 주식교환계약서에 반드시 적어야 하는 항목이다. 두 회사가 그 숫자를 외부에 공개할지는 이번 발표에 나오지 않았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