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정책
리뷰 30일 가림은 법에 있지만, 무엇이 악성 별점인지는 플랫폼 몫으로 남았다
게시일: 2026-09-13
요약
중소벤처기업부는 9월 11일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쿠팡, 여기어때, 놀유니버스와 소상공인 단체를 불러 악의적인 별점과 리뷰 피해를 논의했다. 소상공인들은 악성 저평가를 판별할 객관적 기준, 이의신청 절차, 반복 작성 계정 제재를 요구했다. 중기부는 법률상담 지원과 온라인플랫폼 동반성장평가 확대 계획을 밝혔다.
Mr. Latte 의 시각
이번 간담회로 새로 생긴 법적 의무는 없다. 플랫폼들이 소개한 30일 가림은 정보통신망법이 이미 마련한 임시조치이며, 해당 조문은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같은 권리 침해를 전제로 한다. 서비스를 거절당한 손님이 남긴 1점이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조문에서 따로 구분하지 않아, 차관은 그 판단을 플랫폼의 보호 기준에 맡겼다. 리뷰가 거래를 좌우하는 버티컬 플랫폼이라면 판정 기준을 약관과 운영 절차로 스스로 설명해야 하는 자리에 서게 된다.
플랫폼 여섯 곳이 소개한 리뷰 관리 장치
중소벤처기업부는 9월 11일 서울 중구에서 ‘온라인플랫폼 별점제 관련 상생 간담회’를 열었다.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쿠팡, 여기어때, 놀유니버스 등 플랫폼 6개사와 한국외식업중앙회, 대한숙박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 등 20명이 참석했다.
플랫폼들은 현재 운영 중인 별점, 리뷰 관리 제도를 소개했다. 일부 플랫폼은 리뷰 노출 여부와 운영 방식을 사업주가 선택할 수 있게 한다. 리뷰를 쓴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내용과 별점을 수정하지 못하게 해, 지난 리뷰를 나중에 악의적으로 바꾸는 일을 줄인다. 사업주가 게시중단을 신고하면 해당 리뷰를 곧바로 30일 동안 가리거나, 임시조치 중인 리뷰를 매장 평균 별점 계산에서 제외하는 방식도 쓴다.
소상공인 측이 제시한 피해 사례는 두 갈래였다. 무상 서비스나 보상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손님이 낮은 별점을 주는 경우와 실제 주문이나 이용 기록이 없는 계정이 허위 리뷰를 쓰는 경우다. 만족한 손님은 대개 리뷰를 남기지 않기 때문에, 악의적인 저평점 몇 건만으로도 매장 전체 평점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호소도 나왔다.
요구는 기준과 절차, 정부 답은 상담과 평가
소상공인의 요구는 셋이다. 정당한 리뷰와 악의적인 저평가를 가를 객관적인 기준, 사업주가 이의를 제기하고 사정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절차, 악성 리뷰를 되풀이해 쓰는 계정에 대한 제재 강화다. 플랫폼이 중립적인 분쟁 조정 역할을 더 맡아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중기부가 밝힌 지원은 두 가지다. 별점, 리뷰 피해를 본 소상공인은 불공정거래 피해상담센터에서 전문 변호사의 법률상담과 분쟁 대응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플랫폼 분야 동반성장평가도 넓힌다. 간담회를 주재한 이병권 제2차관은 거래 당사자가 대등한 조건에 서야 분쟁을 공정하게 풀 수 있다며, 악의적인 저평가 몇 건으로 소상공인이 피해를 보는 일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플랫폼에는 정당한 소비자 의견과 악의적인 별점 테러를 더 분명히 가를 수 있도록 보호 기준을 촘촘히 보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발표에는 새 규제나 시행 일정이 들어 있지 않았다. 무엇이 악의적인 별점인지 가르는 기준을 다듬는 일은 플랫폼에 요청하는 형태로 남았다.
30일이라는 숫자가 적힌 조문
플랫폼들이 언급한 임시조치와 30일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 나오는 표현이다. 제1항에 따르면 일반에 공개된 정보로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됐을 때, 침해받은 사람은 침해 사실을 소명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삭제나 반박 내용 게재를 요청할 수 있다. 제4항은 권리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이해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예상될 때, 제공자가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임시로 막을 수 있게 하고 그 기간을 30일 이내로 정한다. 제44조의3은 제공자가 권리 침해라고 인정하면 요청이 없어도 임의로 임시조치를 할 수 있게 한다.
이 조문은 권리 침해를 전제로 한다. 서비스를 거절당한 손님이 남긴 낮은 점수가 명예훼손 같은 권리 침해에 해당하는지는 조문에서 따로 가르지 않는다. 제4항이 정한 것은 판단이 어려울 때 가려 둘 수 있는 기간의 상한이 30일이라는 점이다. 소상공인들이 객관적인 기준을 요구하고, 차관이 그 보완을 플랫폼에 요청한 지점이 바로 이 빈칸이다.
리뷰를 받는 작은 플랫폼이 먼저 고칠 곳
이 조문의 적용 대상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이며, 조문에는 매출이나 이용자 수에 따른 기준이 없다. 제5항은 필요한 조치의 내용과 절차를 미리 약관에 구체적으로 밝히도록 정한다. 제6항에는 필요한 조치를 한 제공자가 그로 인한 배상책임을 줄이거나 면제받을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예약, 숙박, 뷰티처럼 입점업체 리뷰가 거래를 좌우하는 버티컬 플랫폼을 만드는 팀이라면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장치를 기준선으로 삼을 만하다. 주문이나 이용 기록이 있어야 리뷰를 쓸 수 있게 할지, 리뷰를 수정할 수 있는 기간을 둘지, 임시조치 중인 리뷰를 평균 계산에서 뺄지는 서비스를 설계할 때 정해 두는 편이 낫다. 운영 중에 평점 계산 방식을 바꾸면 기존 매장의 평점이 한꺼번에 움직여 입점업체와 새로운 분쟁이 생길 수 있다.
반대쪽 위험도 있다. 사업주의 신고만으로 리뷰를 곧바로 가리는 장치는 정당한 비판까지 30일 동안 덮을 수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정당한 소비자 의견을 보장하면서 악의적인 리뷰 피해를 줄이는 기준을 논의했다. 기준이 한쪽으로만 기울면 리뷰를 읽고 매장을 고르는 소비자의 신뢰도 흔들릴 수 있다.
입점업체가 매기는 점수가 평가표에 들어간다
중기부가 넓히겠다고 한 동반성장평가에는 올해 처음 온라인플랫폼 분야가 들어왔다. 동반성장위원회는 6월 16일 금융, 방산, 온라인플랫폼 분야 동반성장 시범평가 추진안을 발표했다. 온라인플랫폼 평가는 배달플랫폼과 오픈마켓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7월 9일에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땡겨요를 운영하는 신한은행이 동반위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가 참여를 추진하다 막판에 무산된 뒤 1년 만이다.
시범평가는 입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답하는 체감도 조사(100점)와 기업의 상생협력 실적 평가를 합쳐 동반성장 수준을 매긴다. 동반위 관계자는 올해는 체감도 평가와 상생협력 실적 평가까지만 진행하고 궁극적으로는 동반성장지수 편입을 목표로 한다고 이데일리에 말했다. 체감도 조사가 리뷰나 별점 분쟁 처리를 묻는지는 공개된 자료에 나오지 않는다. 동반위는 올해 지표를 확정하고 조사를 마친 뒤 결과를 참여 기업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