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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에 순현금 4억 달러가 넘는 미로의 인수가는 연 반복매출의 2.3배였다

게시일: 202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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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벤딩스푼스가 9월 10일 미로를 기업가치(EV) 13억 5,500만 달러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미로의 순현금을 더한 지분가치는 약 17억 9천만 달러이고, 일부 주주는 대금 가운데 2억 9,500만 달러를 벤딩스푼스 신주에 투자한다. 미로의 연 반복매출은 약 6억 달러이며 거래는 4분기에 종결될 예정이다.

Mr. Latte 의 시각

175억 달러와 13억 5,500만 달러를 나란히 놓으면 폭락으로 읽힌다. 앞의 숫자는 2022년 투자 라운드가 성장 기대를 얹어 매긴 평가액이고, 뒤의 숫자는 현금을 걷어 낸 사업의 값이라 재는 대상부터 다르다. 매각을 검토하는 창업자에게 쓸모 있는 기준은 뒤쪽이다. 흑자를 내는 협업 SaaS에 붙은 인수가가 연 반복매출의 약 2.3배였고, 8월에 연 반복매출 증가율 20% 이상을 밝힌 에어테이블도 2.7배 안팎이었다.

사내 메모에 가격이 두 줄로 적혔다

안드레이 쿠시드 미로 대표는 9월 10일 직원들에게 벤딩스푼스와 인수 계약을 맺었다고 알렸다. 같은 메모를 회사 블로그에도 올리며 발표문에 나온 두 숫자의 의미가 서로 다르다고 따로 설명했다.

기업가치(EV)는 현금과 부채를 반영하기 전 사업 자체의 값이다. 미로의 기업가치는 13억 5,500만 달러다. 여기에 미로가 보유한 순현금을 더하면 지분가치는 약 17억 9천만 달러가 된다.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은 이 금액이다. 테크크런치는 미로의 순현금이 약 4억 3,500만 달러라고 전했다.

거래는 전액 현금으로 이뤄진다. 다만 미로의 일부 주주는 받을 대금 가운데 2억 9,500만 달러를 벤딩스푼스가 새로 발행하는 주식에 투자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승인했으며, 규제 당국의 승인 같은 통상적인 조건을 거쳐 2026년 4분기에 종결할 예정이다. 종결 전까지 두 회사는 별도로 운영된다.

시리즈 C가 매긴 175억 달러, 실제로 들어간 4억 7,600만 달러

미로는 2022년 1월 4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받으며 175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테크크런치는 이 라운드로 2011년 창업 이후 누적 투자액이 4억 7,600만 달러에 이르렀다고 당시 전했다. 아이코닉 그로스가 다시 참여했고 액셀, 아틀라시안, 드래고니어, GIC, 세일즈포스 벤처스, TCV가 함께했다.

이번 인수를 다룬 기사 제목들은 175억 달러를 기준으로 평가액이 90% 넘게 떨어졌다고 썼다. 기업가치 13억 5,500만 달러로 계산하면 약 92%, 지분가치 17억 9천만 달러로 계산해도 약 90% 줄어든 셈이다. 코로나19 시기 원격근무 수요에 힘입어 2년 사이 이용자가 500만 명에서 3,000만 명으로 늘었던 회사의 평가액이 그만큼 낮아졌다.

누적 투자액과 견주면 계산은 달라진다. 지분가치 17억 9천만 달러는 시리즈 C까지 유치한 4억 7,600만 달러의 3.7배를 조금 넘는다. 이 금액이 투자자와 창업자, 직원 사이에서 어떻게 나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우선주 조건도 공개되지 않아 누가 얼마를 가져가는지는 바깥에서 계산할 수 없다.

흑자 회사에 붙은 배수

벤딩스푼스가 밝힌 미로의 연 반복매출(ARR)은 약 6억 달러다. 이 가운데 90% 가까이가 기업 고객에서 나온다. 유료 사용자는 400만 명에 가깝고, 연 반복매출이 10만 달러를 넘는 고객은 750곳이 넘는다. 쿠시드 대표는 메모에서 미로가 흑자로 운영됐다고 적었다.

기업가치를 연 반복매출로 나누면 약 2.3배다. 벤딩스푼스가 8월 4일 발표한 에어테이블 인수와 나란히 놓고 보면 기준점이 하나 더 생긴다. 에어테이블의 현금 인수가는 12억 8천만 달러였다. 2026년 6월 기준 연 반복매출은 약 4억 8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20% 넘게 늘었다. 같은 방식으로 나누면 2.7배 안팎이다. 에어테이블도 2021년에는 110억 달러가 넘는 평가를 받았다.

미로는 이번에 성장률을 밝히지 않았다. 테크크런치는 미로가 성장을 이어 갔지만 예전만큼 빠르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2022년 약 1,200명이던 직원 가운데 2023년 2월 119명을 줄였고, 2024년 10월에도 275명을 줄였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함께 전했다.

벤딩스푼스가 인수 뒤 먼저 손대는 곳

벤딩스푼스는 인수한 사업을 오래 보유하고 운영한다는 원칙을 내세운다. 이번 발표문에도 지금까지 주요 사업을 매각한 적이 없다고 적었다. 같은 발표문은 인수 뒤 변화의 폭이 대체로 크다고 설명한다. 팀 재편, 기술 교체, 화면 재설계, 제품 개발 가속, 마케팅과 수익화 강화가 그 목록이다.

이런 설명은 전례와도 맞아떨어진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벤딩스푼스는 2023년 2월 에버노트 직원 129명을 내보냈고, 2023년 12월에는 필믹 인력 전원을 정리했다. 2024년에는 위트랜스퍼 직원의 75%를 줄일 계획이라고 회사가 직접 확인했다.

올해 7월 테크크런치가 인용한 회사 설명을 보면 규모는 더 크다. AOL, 이벤트브라이트, 비메오를 인수하면서 상근 환산 인원이 1,830명 늘었다. 벤딩스푼스는 세 사업의 변화가 올해 안에 대부분 마무리되면 수백 명만 남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미로 측 메모에도 같은 순서가 적혔다. 벤딩스푼스가 종결 뒤 미로 팀의 업무 방식을 먼저 파악하고, 그다음 각국의 법적 요건에 따라 조직과 역할을 정한다는 내용이다.

2억 9,500만 달러는 현금으로 남지 않는다

국내 SaaS 창업자가 이 거래에서 챙겨 둘 대목은 셋이다. 첫째는 가격표다. 발표된 가격은 사업의 값이고, 주주 몫은 회사에 쌓인 순현금을 더한 뒤 정해진다. 미로의 경우 그 차이가 4억 달러를 넘었다.

둘째는 대금의 형태다. 미로 주주 일부는 2억 9,500만 달러를 나스닥 상장사인 벤딩스푼스의 신주로 바꾼다. 그 몫의 가치는 종결 이후 벤딩스푼스 주가에 따라 움직인다.

셋째는 인수자의 전례다. 벤딩스푼스는 인수한 회사의 조직을 크게 바꿔 왔고, 그 결정은 종결 뒤 내려진다. 직원 처우를 계약 조건에 담을 기회는 서명 전에 있다.

벤딩스푼스는 2025년 한 해 동안 인수 후보 2,500여 곳을 찾아 약 200곳을 깊이 분석했고, 여섯 건을 마무리했다. 앞으로 인수 대상이 될 만한 디지털 사업도 1,000곳 넘게 추려 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