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술
광고 일의 95%를 기계에 맡긴다면, 남은 5%가 값의 전부가 된다
게시일: 2026-07-27
무슨 일이 있었나
광고 지주사들의 올해 인원 계획부터 보는 게 순서에 맞다. WPP는 2026년이 끝나기 전에 전 세계에서 수백 명을 더 줄인다고 애드에이지가 7월 13일 전했다. 전체 인력의 1% 남짓이다. 이미 2025년에 보고 인력이 9% 줄어 98,655명이 됐고, 5억 파운드 절감을 목표로 한 구조조정 계획이 계속 돌아가는 중이다. 옴니콤은 130억 달러짜리 인터퍼블릭 인수를 마무리한 뒤 4,000명 넘게 내보내고 오래된 에이전시 브랜드 여럿을 접는다. 챌린저·그레이앤크리스마스 집계로는 올해 상반기에 AI를 사유로 든 감원 발표가 101,743건, 전체의 약 23%다. 2025년 한 해 동안의 54,836건을 반년 만에 넘겼다.
그 배경에서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 나온 브랜드테크 그룹 창업자 데이비드 존스의 말이 걸린다. 일의 95%를 빠르고 효율적인 기계로 하지 않을 이유가 뭐냐는 것이다. 존스는 6월 칸 라이언스에서도 같은 방향을 더 노골적으로 말했다. 지금은 전체 마케팅의 1% 미만만 생성 AI로 만들어지지만 결국 100%가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근거로 든 사례가 넷앱 슈퍼볼 광고인데, 브리프에서 납품까지 영업일로 14일이 걸렸다. 브랜드테크는 6,000개 브랜드에서 42만 5,000명 넘게 교육했고 그중 9만 명이 생성 AI 과정을 들었다고 밝혔다.
창업자에게 의미하는 것
숫자 자체보다 값 매기는 방식이 먼저 무너진다. 광고 대행, 외주 개발, 디자인 스튜디오, 번역, 영상 편집. 이 사업들은 전부 인시로 견적을 낸다. 몇 명이 몇 주 붙느냐가 청구서를 정한다. 슈퍼볼 광고 한 편을 영업일 14일에 뽑아냈다는 사례가 무서운 이유는 품질 논쟁이 아니라 여기에 있다. 같은 결과물에 붙일 수 있는 인시가 줄면, 인시 단가를 올리지 않는 한 매출이 그대로 줄어든다. 그런데 단가를 올릴 명분은 고객이 이미 AI로 값이 싸졌다고 믿는 순간 사라진다.
그래서 95%라는 숫자를 뒤집어 봐야 한다. 기계가 95%를 한다면 남은 5%가 값의 전부가 된다. 문제는 그 5%가 뭔지 대부분의 회사가 문장으로 못 쓴다는 것이다. 브랜드가 뭘 말해야 하는지 정하는 판단인지, 고객사 내부 결재를 뚫는 설득인지, 잘못된 결과물을 걸러내는 눈인지. 이걸 정의하지 못한 채 견적서에 여전히 인시만 적어 넣으면, 고객은 95%의 가격을 기준으로 협상을 시작하고 회사는 100%를 그 값에 팔게 된다.
국내 상황은 이 압력이 조금 다르게 온다. 한국 대행사·외주사의 고객은 대개 결과물 파일이 아니라 대응 속도와 담당자를 산다. 밤에 연락이 되는가, 수정 요청을 몇 번 받아주는가가 재계약을 정한다. 이 부분은 생성 AI가 아직 못 가져간다. 다만 그건 방어선이 아니라 유예 기간에 가깝다. 그 유예를 쓰는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제작량을 늘려 같은 인원으로 더 많은 고객을 받거나, 제작 자체를 옵션으로 내리고 판단과 책임에 값을 붙이는 계약서로 갈아타거나. 다음 견적서를 쓸 때 인시 줄을 지우고 남는 게 뭔지부터 확인해 보면 답이 빨리 나온다.
참고 자료
- David Jones: 'all marketing is going to be done using Gen AI' · Creative Salon
- WPP to cut hundreds of jobs globally before the end of 2026 · Ad Age
- Omnicom to cut over 4,000 jobs, fold legacy ad brands after IPG takeover · Yahoo Finance
- Challenger Report: June Layoffs Cool to 45,849, Down 53% From May; AI Leads Reasons for Fourth Consecutive Month · Challenger, Gray &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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