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스타트업
공공기관 18곳이 낸 과제에 PoC 자금 1억 원, 이후 계약은 발표에 없다
게시일: 2026-09-14
요약
중소벤처기업부가 9월 15일부터 10월 6일까지 공공기관 18곳이 낸 과제 22개를 수행할 스타트업 20개사 안팎을 모집한다. 선정 기업은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기술검증(PoC)과 시제품 제작에 최대 1억 원을 받으며, 기술개발사업 연계 여부는 개별 사업 요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미공개 데이터를 쓰려는 스타트업 제안 방식에는 63개사가 신청했다.
Mr. Latte 의 시각
이 사업에서 1억 원보다 드문 것은 기관이 데이터를 들고 먼저 문제를 낸다는 점이다. 반대로 스타트업 제안 방식은 데이터 제공을 신청했지만 거절 통보를 받은 창업 7년 이내 기업을 대상으로 했고, 63개사가 신청했다. 다만 발표에는 기술검증이 끝난 뒤 기관이 결과물을 사거나 계약을 맺는다는 조건이 없어, 첫 공공 고객을 얻는 길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도로 살얼음부터 경마 데이터까지, 기관이 먼저 문제를 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9월 14일 ‘공공데이터 활용 지원’ 사업에 참여할 스타트업을 9월 15일부터 10월 6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올해 새로 만든 사업으로, 공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스타트업에 개방해 기술검증(PoC)과 사업화를 돕는다. 신청은 K-Startup 누리집의 ‘공공데이터 활용 오픈이노베이션’ 협업과제 모집 공고를 통해 받는다.
이번 모집은 공공기관이 과제를 내는 방식(Top-Down)으로 진행된다. 중기부는 8월에 공공기관의 협업 과제를 받아 18개 기관의 과제 22개를 골랐다. 국가데이터처는 축제나 명절 같은 행사 기간에 주요 지역의 인구 밀집도를 예측하는 AI 모델을 과제로 냈다. 한국도로공사는 CCTV 영상으로 비와 눈을 감지해 도로 살얼음에 미리 대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과제를 냈다. 플래텀이 전한 목록에는 공항 실시간 정보를 활용한 짐 배송 서비스(한국공항공사), 전국 주차정보 전산화(한국교통안전공단), 경마 데이터 해외 수출(한국마사회)도 있다.
선정 규모는 20개사 안팎이다. 뽑힌 기업은 공공기관과 협업하는 데 필요한 PoC와 시제품 제작 자금을 최대 1억 원까지 받는다. 기관이 과제 수행에 제공하는 것은 공개할 수 있는 데이터다.
1억 원 옆에 붙은 ‘예정’이라는 말
기술개발사업 연계도 발표에 포함됐다. 중기부 보도자료 각주에 따르면 창업성장기술개발(최대 1.5년, 2억 원)과 민관공동기술사업화(최대 2년, 6억 원)를 연계해 지원할 예정이다. 같은 각주에는 개별 사업 요건에 따라 지원 여부와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단서도 붙었다. 이번 선정으로 확정되는 지원은 협업 사업화 자금 최대 1억 원이고, R&D 연계는 각 사업의 요건에 달린 예정 사항이다.
발표에서 빠진 내용도 있다. PoC가 끝난 뒤 공공기관이 결과물을 구매하거나 계약으로 이어지는 조건은 보도자료에 나와 있지 않다. 과제를 낸 기관이 결과물을 실제 업무에 도입할지, 협업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의 권리를 누가 갖는지도 이번 발표만으로는 알 수 없다. 지원하기 전에 공고문과 협약 조건에서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데이터를 거절당한 기업이 들어가는 반대편 문
사업의 다른 한쪽은 스타트업이 과제를 내는 방식(Bottom-Up)이다. 공공기관이 아직 공개하지 않은 데이터를 쓰려는 스타트업이 과제를 제안하면, 데이터 확보를 지원받아 과제를 수행한다. 중기부에 따르면 63개사가 신청했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기업 공공데이터 문제해결 지원센터’와 함께 데이터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선정되면 공공기관 제안 방식과 같은 조건으로 지원받는다.
이 트랙의 자격 요건은 공공데이터포털에 올라온 모집 공고에 나온다. 대상은 공공데이터 제공을 신청했다가 보유기관에서 ‘제공 불가’ 통보를 받은 창업 7년 이내 기업으로, 그 데이터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연구개발할 계획이 있어야 한다. 지원 내용에는 미개방 공공데이터 확보와 활용, 데이터 분석과 처리, PoC,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드는 사업화 자금(과제별 최대 1억 원)이 포함된다.
거절 통보라는 조건은 공공데이터법의 절차와 맞물린다. 법 제26조는 공표된 제공대상 목록에 없는 데이터를 받으려면 제27조에 따라 따로 제공신청을 하도록 한다. 신청을 받은 기관은 해당 데이터에 정보공개법상 비공개대상정보나 정당한 이용허락을 받지 않은 제3자의 권리가 들어 있는지 검토해 10일 안에 제공 여부를 정해야 한다. 부득이하면 10일 범위에서 한 번 더 늘릴 수 있다(제27조, 제17조 제1항). 제17조 제2항은 그런 부분을 기술적으로 떼어낼 수 있으면 나머지를 제공하도록 정한다.
거절 통보를 받은 날부터 60일
거절 뒤에 법이 열어 둔 길도 있다. 제31조에 따르면 공공데이터 제공거부를 받은 자는 그 처분이 있은 날부터 60일 안에 공공데이터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위원회는 신청을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조정안을 만들어야 하며, 부득이하면 의결로 기간을 늘린다. 조정안을 받은 당사자가 15일 안에 수락 여부를 알리지 않으면 조정을 거부한 것으로 본다. 공공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조정안을 따라야 하고, 당사자가 수락한 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는다(제32조).
이번 사업과 분쟁조정은 서로 다른 절차다. 스타트업 제안 방식은 진흥원 센터와 함께 기관에서 데이터를 확보하는 길이고, 분쟁조정은 법이 정한 기한 안에 위원회에 신청하는 길이다. 보도자료와 공고 요약에는 두 절차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지가 나오지 않는다. 60일이라는 기한은 사업 선정 일정과 별개로 흐르므로, 거절 통보를 받은 팀이라면 통보 날짜부터 기록해 두는 편이 낫다.
지원서보다 먼저 과제 데이터를 읽는다
공공기관 과제에 지원하려는 팀이라면 과제 설명의 데이터 항목부터 확인하는 편이 좋다. 기관이 제공하는 것은 공개할 수 있는 데이터다. 법 제26조 제3항은 기관이 이용자 요청에 따라 데이터를 새로 만들거나 가공, 요약, 발췌해 제공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정한다. 데이터가 과제에 필요한 형식과 주기로 쌓여 있는지는 기관마다 다를 수 있다.
PoC 다음 단계도 따로 따져야 한다. 공공기관을 첫 고객으로 삼으려는 팀이라면 PoC 결과를 어떤 조건에서 실제 도입으로 이어갈지, 결과물의 권리를 누가 가질지를 협약 단계에서 기관과 확인해 두는 편이 낫다. 이 사업은 정부가 4월에 발표한 ‘국가창업시대 스타트업 열풍 조성방안’의 후속 조치다. 중기부는 방산(국방부, 방위사업청)과 기후테크(기후에너지환경부) 분야에서도 관계부처와 함께 개방형 혁신 수요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