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M&A
데이터브릭스가 로우제로에서 산 것은 에이전트 결과를 사람이 확인하는 화면이다
게시일: 2026-09-26
요약
스프레드시트 스타트업 로우제로가 9월 24일 데이터브릭스에 인수됐다. 인수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로우제로는 권한 통제를 유지한 채 수십억 행 데이터를 스프레드시트로 다루는 도구이고, 데이터브릭스의 AI 에이전트 지니 안에 들어간다. 데이터브릭스는 3월에도 사람과 에이전트가 함께 쓰는 노트북 SiftD.ai를 사들였다.
Mr. Latte 의 시각
데이터브릭스가 이 인수에서 강조한 것은 스프레드시트라는 형식보다, 에이전트가 한 일을 현업 담당자가 늘 쓰던 수식으로 되짚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3월에 산 SiftD.ai도 사람과 에이전트가 같은 노트북에서 일하는 도구였다. 반년 사이 두 번, 이 회사는 사람이 에이전트와 한 화면에서 일하는 도구에 돈을 썼다. 고객사 담당자가 에이전트의 결과를 검토하는 화면은 큰 플랫폼조차 아직 인수로 메우고 있는 자리다.
재무팀이 먼저 쓰던 도구가 인수 대상이 됐다
데이터브릭스는 9월 24일 시애틀의 스프레드시트 스타트업 로우제로(Row Zero)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과 조건은 밝히지 않았다. 로우제로는 AWS와 태블로 출신 엔지니어들이 2021년에 세운 회사다. 공동창업자인 브렉 프레슨 대표와 닉 엔드는 2015년 아마존에 팔린 신발 치수 추천 스타트업 Shoefitr도 함께 만들었다.
로우제로가 내세운 강점은 규모다. 마이크로소프트 엑셀은 워크시트 한 장에 행을 1,048,576개까지 담는다. 데이터브릭스는 로우제로가 수십억 행을 바로바로 다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크크런치는 로우제로가 2025년 5월 1천만 달러를 유치했고, 피치북이 당시 기업가치를 약 4천만 달러로 추정했다고 전했다. 긱와이어는 이 투자를 시리즈 A로 소개했다.
인수 이야기는 데이터브릭스 사내에서 시작됐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데이터브릭스 재무팀은 100만 행이 넘는 실시간 스프레드시트를 다룰 수 있다는 점에 끌려 로우제로를 쓰고 있었다. 재무팀은 이 도구를 데이터브릭스가 직접 만든 AI 에이전트 지니(Genie)와 함께 썼다. 경영진이 재무팀에 그 도구가 무엇인지 물어본 것이 계기였다는 설명이다. 알리 고드시 최고경영자(CEO)는 X에 스프레드시트는 모든 비즈니스 분석가가 좋아하는 화면이니 BI와 에이전트, 스프레드시트를 한데 묶는 것이 맞다고 썼다.
에이전트가 만진 데이터를 사람이 다시 볼 곳
데이터브릭스가 발표문에서 먼저 짚은 문제는 흩어진 스프레드시트 파일이다. 현업 팀은 오래전부터 관리 밖의 스프레드시트 파일에 데이터를 담아 두었고, 사람과 에이전트도 그 파일을 주고받았다. 발표문은 내보내기가 한 번 일어날 때마다 기업 안에서 관리되지 않는 데이터 흐름이 하나씩 늘어난다고 적었다. 에이전트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결과로 일까지 처리하는 회사라면, 출처와 품질을 모르는 데이터 위에서 에이전트를 돌릴 여유가 없다는 것이 데이터브릭스의 진단이다.
로우제로는 파일을 내려받는 대신 원본 데이터에 곧장 연결된 스프레드시트를 내준다. 조회할 때마다 사용자 각자의 권한이 그대로 적용되고, 데이터는 원본에서 자동으로 갱신된다. 내보내기를 잠가 둘 수 있고, 분석 결과를 원본에 다시 써 넣을 수도 있다. 작업 하나하나를 나중에 감사할 수도 있다.
발표문이 에이전트와 관련해 따로 강조한 대목도 있다. 에이전트 역시 로우제로의 도구로 스프레드시트를 직접 다루기 때문에, 현업 담당자가 늘 쓰던 수식과 처리 방식으로 에이전트의 작업을 읽고 점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닉 엔드는 긱와이어에 보낸 이메일에서 AI 에이전트가 데이터 분석을 더 많이 맡더라도 사람에게는 결과를 검증할 익숙한 화면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했다.
패트릭 웬델 데이터브릭스 공동창업자는 재무와 운영, 영업 조직이 지니를 더 많이 쓰면서 스프레드시트 경험이 꼭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로우제로는 지니의 웹과 데스크톱, 모바일 앱에 들어간다. 사용자는 대화 화면에서 질문하다가 스프레드시트로 넘어가 피벗과 모델링을 직접 할 수 있게 된다.
3월의 노트북, 9월의 스프레드시트
로우제로만 떼어 보면 스프레드시트 회사 하나를 산 거래다. 데이터브릭스가 올해 사들인 회사를 나란히 놓으면 흐름이 드러난다. 3월 23일 인수를 마친 SiftD.ai는 2025년 11월에야 제품을 내놓은 작은 회사였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이 회사의 제품은 주피터 노트북과 비슷한 대화형 노트북으로, 사람과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도구였다. 로우제로의 발표문도 자사 제품을 사람과 에이전트가 데이터를 두고 같이 일하는 스프레드시트라고 소개한다. 반년 사이 두 번, 사람과 에이전트가 한 화면을 쓰는 도구를 산 셈이다.
다른 인수의 설명에도 에이전트가 빠지지 않는다. 6월 16일 인수 계획을 발표하고 8월 3일 인수를 마친 팬서(Panther)는 에이전트로 위협 탐지와 대응을 돌리는 AI 보안관제 플랫폼이다. 8월 11일 합류한 일렉트릭(Electric)은 PGlite를 만든 팀이다. PGlite는 브라우저 탭이나 에이전트 샌드박스 안에서 돌아갈 만큼 작은 포스트그레스 데이터베이스다. 데이터브릭스는 PGlite의 주간 내려받기 수가 1년 사이 100만 회에서 1,300만 회로 늘었다고 밝혔다.
인수를 이어 갈 돈도 있다. 데이터브릭스는 8월 13일 연 환산 매출이 70억 달러를 넘었고, 2분기 성장률이 전년 대비 80%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기업가치 1,900억 달러에 50억 달러 투자를 마무리했다고 밝혔고, 최근 12개월 조정 잉여현금흐름도 흑자라고 적었다. 고드시 CEO는 테크크런치에 앞으로 이런 인수를 훨씬 더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독립 제품으로 남는다는 약속이 닿는 곳
로우제로를 쓰던 고객이 먼저 궁금해할 것은 제품의 거취다. 긱와이어에 따르면 프레슨 대표는 링크트인에 단독 제품을 기존 사용자에게 계속 제공한다고 썼다. 데이터브릭스 발표문도 로우제로가 데이터브릭스 밖의 데이터 소스를 계속 지원한다고 적었다. 데이터브릭스 고객은 주요 클라우드 어디서든 로우제로를 쓸 수 있게 된다.
약속의 문구는 좁다. 대상은 기존 사용자로 적혀 있고, 언제까지인지는 나와 있지 않다. 팀의 무게중심도 옮겨 간다. 프레슨 대표는 팀이 앞으로 데이터브릭스 전반에 기술을 심는 데 집중한다고 했고, 엔드는 팀 대부분이 데이터브릭스 시애틀 사무실에서 일하게 된다고 밝혔다. 다른 데이터 플랫폼과 함께 로우제로를 쓰던 기업이라면, 새 기능이 어느 쪽에 먼저 붙을지 다음 계약 전에 따져 볼 일이다.
거래 가격을 기준점으로 삼기도 어렵다. 인수가는 비공개이고, 바깥에 알려진 숫자는 2025년 투자 당시 피치북이 추정한 기업가치 약 4천만 달러뿐이다. 이 숫자는 인수가가 아니다. 비슷한 회사를 운영하는 창업자가 이 거래에서 가져갈 것은 가격보다 인수자가 무엇을 사려 했는지다.
인수자가 먼저 고객이었다
SiftD.ai와 로우제로 두 건에는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데이터브릭스가 인수 전부터 그 팀이나 제품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데이터브릭스 팀은 SiftD.ai의 스티브 장 CEO와 그가 스플렁크 수석 과학자로 일하던 시절부터 알고 지냈다. 로우제로는 데이터브릭스 재무팀이 실제 업무에 쓰던 도구였다.
플랫폼 위에 붙는 도구를 만드는 팀이라면 이 순서를 눈여겨볼 만하다. 플랫폼 기업의 한 부서가 매일 쓰는 도구가 되면, 그 회사는 제품의 쓸모를 이미 겪은 상태에서 대화를 시작한다. 인수 후보는 투자 설명회보다 플랫폼 회사의 사내 업무에서 먼저 눈에 띌 수 있다.
제품이 서는 자리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데이터브릭스가 이 회사를 산 이유는 에이전트의 작업을 현업 담당자가 읽고 점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있었다. 에이전트를 파는 국내 B2B 팀이라면, 고객사 담당자가 에이전트의 결과를 어디서 어떤 형식으로 검토하는지를 제품 설계의 한 축으로 둘 만하다. 로우제로는 그 형식으로 이미 모두가 쓸 줄 아는 스프레드시트를 골랐다.
관련 공모전, 이벤트
- 2026 데이터+AI 혁신챌린지 데이터안심구역 경진대회, ~2026.10.22. 데이터안심구역의 미개방 데이터를 활용해 공익적, 산업적 현안을 푸는 아이디어를 겨루는 대회다. 공개되지 않은 데이터를 정해진 구역 안에서 다뤄 보는 경험이 이 글의 주제와 맞닿아 있다. 데이터 분석과 활용에 관심 있는 누구나 개인 또는 5인 이내 팀으로 신청할 수 있다.
참고 자료
- Databricks Acquires Row Zero, Bringing Live, Governed Spreadsheets to Genie Databricks
- Databricks buys Row Zero and is scouting for more startups to acquire TechCrunch
- Seattle startup Row Zero acquired by Databricks to bring enterprise spreadsheets to AI platform GeekWire
- Databricks bought two startups to underpin its new AI security product TechCrunch
- Databricks Grows >80% YoY, Surpasses $7B Revenue Run-Rate, Scales Lakebase, Genie, and Unity AI Gateway Databricks
- Databricks Completes Acquisition of Panther: Accelerating the Security Lakehouse Era Databricks
- Electric joins Databricks to bring WASM Postgres to AI agent sandboxes Databricks
- Excel specifications and limits Microsoft